//작가 노트//
나의 수채화 작업은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먼저 한지를 선정하고 가공하며 한지에 수채화 물감이 채색되는 수 십번의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만나는 한지의 촉감과 물의 스며듦은 나를 매료 시킨다. 물을 가득 품은 한지 위의 수채화 작업은 온도와 바람, 에너지가 조응하여 예상하지 못하는 우연성과 조우하게 된다. 힘의 강약에 의해 물의 번짐은 달라지고 색의 스며듦도 달라진다. 채색과 건조되는 긴 시간이 필요한 나의 작업은 나만이 아는 호흡이 있고, 쉼이 있고, 기다림이 있고, 마음이 담긴다. 나는 이러한 시간성이 좋다.
10번째 개인전 ‘보이지 않는 말들’은 인간과 사물의 관계, 삶과 죽음의 관계, 존재와 소멸의 관계,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과의 경계에서 만나는 시간의 작업이다. 글과 그림의 어원이 같은 것 처럼 글로 적어 둔 감정을 문장으로 혹은 단어로 축약하고 그림을 그린다.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경계를 만나는 별 맑은 밤.., 푸른 바다에 달이 떨어진다.//윤슬//
장소 : 이웰 갤러리
일시 : 2024. 02. 28 – 0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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