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사유에 대하여…
해소되지 못한 불안의 감정은 힘이 막강했고, 나는 그 힘을 인정하기로 했다. 거대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방어기제로 ‘놀이’를 선택했다. 놀이의 사유는 그렇게 불안을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내가 향하는 목적지는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았다. 보금자리마저 안전한 공간이 아니었다.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할 수 없는 안전한 터전의 조물주가 되기로 결심했다.
족제비가 단 한 마리도 존재하지 않는 동심을 위한, 동심의 마음의 놀이터를 그리기로 했다. 족제비는 약고 무섭다. 의무와 책임을 강요하고 자신들이 정해놓은 규칙에 어긋남을 두려워한다. 안전과 안녕, 자유만을 위해 직접 꽃을 심고 놀이기구를 이용하며 동심의 공간을 꾸린다. 세모난 눈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아이들은 그 어떤 규칙에서도 자유롭다.
완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놀이를 해야 하며 놀이를 해야만이 완전한 인간이 될 수 있다. 놀이는 오로지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하고 오직 아름다움을 위해 놀이해야 한다. 놀이는 살아있으며, 살아있는 형태로서 우리의 완전함을 가능케 한다. 놀이충동은 물리적이고 도덕적인 강박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며 해방시킨다. ‘동심’은 결코 완전하게 취할 수 없는 것이며 그림을 그리는 놀이로서 획득한다.
나는 놀이터를 그리며 자유와 해방감을 느낀다. 우리들의 삶에 숨통을 조여오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제거하고 오로지 즐거움과 행복, 안전과 안녕을 추구한다. 어쩌면 이 놀이터에서의 아이들이란 온갖 고통의 요소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아우성인 우리들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많은 사람들이 잠시나마 이 놀이터에 찾아와 앉아보고 누워도 보고 여기저기 흔적을 남기길 바라는 마음이다.//추소이//
장소 : 갤러리 153
일시 : 2024. 03. 02 – 03. 3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