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창문이 없고, 문들이 있어도 화려한 시트지로 모두 가려져 내부의 삶과 폭력이 가려지는 공간. 누군가의 어머니가 누군가의 언니가 생활을 위해 있어야 했던 곳입니다. 전쟁 이후 피난민 여성들이 갇혀 있던 성매매 집결지, 당감동 백양대로 아래, 닫혀진 상가 건물들의 남겨진 흔적들을 기록하는 회화 작업입니다. 볼 수 있는 만큼, 그릴 수 있는 만큼이라도 해보자고 생각하며.. 그림의 시간은 노동으로 채워지고 화면 속 공간 안 노동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어야 할 것입니다.
2년 전 있었던 ‘오늘 맗음 맗음’ 전시 이후 부산 백양대로의 가게들과 방들을 이어서 그린 그림들과 완월동, 서울 의정부, 그리고 미아리를 그린 그림들 34점이 더해졌습니다. 서울 의정부는 작가에게 부산 백양대로에서 일했던 지금은 할머니가 된 만나본적없는 여성들이 떠오르는 공간이었습니다. 영하 17도의 아침에 호객을하러 나와있던 노년의 여성들이 거주하는 쪽방촌이 있는 곳입니다.
이어서 한쪽 벽에 오랫동안 상인으로, 여성 생계부양자로 자녀들을 키워온 한 사람의 글이 이어져 있습니다. 어머니의 어머니 해방 후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던 작은 배에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 IMF 시절 비어있는 거리와 상가들이 생기기 이전 35년 전 일본인 관광객과 사람들이 거리에 많던 시절 온천장에 관한 이야기와 온천장에서 밤늦은 시간에 일을 마치던 여성들에 관한 글이 적혀져있습니다.//박자현//
장소 : 디오티 미술관
일시 : 2023. 12. 23 – 12. 28.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