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진展(미광화랑)_20231124

//언론 보도//
“9살 때 북한 원산에서 걸어서 부산으로 피난을 왔었죠. 그때 처음 본 부산항의 불빛을 잊을 수가 없어요. 강렬했던 그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제 그림 속으로 들어온 것 같습니다.”

30여 년 부산항을 그리며 ‘부산항 작가’로 불리는 김충진 화백이 12월 7일까지 미광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팔순을 맞았지만 김 화백의 붓은 한 번도 쉰 적이 없다. 캔버스 앞에서 그는 여전히 왕성하게 작품 활동하는 현역이다.

김 화백의 그림은 단순히 부산항을 보며 묘사하는 풍경화가 아니다. 그렇다고 느낌이 강조되는 추상화도 아니다. 작가는 정확한 고증을 바탕으로 부산항의 밑그림을 그린 후 작가의 창작력을 더해 색감을 입힌다.

고증이 중요하기 때문에 작가는 오랜 세월 국내외 박물관 미술관을 다니며 부산항과 관련된 그림과 사진을 섭렵했다. 이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자료를 찾아 세상에 공개하기도 했다. 1880년대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부산항 파노라마 사진을 프랑스 파리 장식박물관에서 발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부산항은 생명력이 넘친다. 노란색 주황색을 주로 사용해 강렬한 이미지가 눈을 사로잡는다. 부산항 고유의 특성에 작가가 보탠 아름다움이 새로운 미학을 만들어 낸 듯하다. 익숙한 부산항을 매번 새롭게 변주하는 작가의 내공은 놀랍다.

작가의 그림 중에는 유독 야경이 많다. 부산항 풍경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삶을 사는 부산 사람들을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관객들이 그림 속에서 삶의 현장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부산이 이렇게 다채로운 모습을 가진 걸 몰랐지요? 보여줄 것이 많습니다. 30여 년 부산항을 그려도 지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작가의 인사가 다음 부산항 작품을 기대해달라는 말처럼 들린다.//부산일보 2023.11.27. 김효정 기자//

장소 : 미광화랑
일시 : 2023. 11. 24 – 1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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